지역전문가 제도로 세상을 보는 눈을 넓히다!
2020.11.30
‘백문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
뻔하디뻔한 이 고사성어가 아직까지도 많은 이에게 회자되고 있는 데는 분명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그 이유를 사례로 증명하기 위해 오늘의 한화인, 한화생명 글로벌네트워크본부 신상협 대리를 만나보았습니다. 한화의 다양한 교육제도 중 신규 사업 검토를 위한 해외 파견 제도인 ‘지역전문가’로 선발되어 약 1년간의 파견 생활을 마치고 돌아왔다는 그. 베트남 지역전문가로 당당히 성장한 그에게 ‘백 번을 듣는 것보다 한 번을 보는 경험’이 WORK를 어떻게 PLUS 시킬 수 있는지 들어봅니다.
단순한 파견 제도 아닌 ‘지역전문가’ 양성 제도
한화생명에 지역전문가 제도가 처음 도입된 것은 지난 2006년이었습니다. 변화하는 조직문화와 비즈니스 환경 속에서도 10년이 훌쩍 넘는 시간 동안 총 32명의 지역전문가를 배출한 베테랑 교육제도인 셈이죠. 파견국도 해외법인 소재국인 3개국(베트남, 중국, 인도네시아) 외에도 인도, 우크라이나, 필리핀 등 다양합니다. 이 제도가 이렇게 오랫동안 유지될 수 있었던 것은 그 효과가 상당했던 것은 물론이고 임직원들의 반응 또한 긍정적이었기 때문일 텐데요. 한화생명 인사지원팀에서는 전략 지역 파견을 통해 향후 신규사업을 추진하는데 이점이 있었고, 최근 이슈가 되는 디지털 금융 사업 인력을 양성하는 데도 큰 도움을 받았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지역전문가 제도는 사원부터 차장급까지 폭넓은 직급의 한화인이 지원할 수 있어 다양한 연령대에서 활용하고 있는 제도입니다. 지역전문가로 파견을 나가기 위해서는 현지에서 원활한 적응이 가능할지 사전에 심사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요. [지원서 접수 → 서류 심사 → 1차 면접 → 2차 면접]의 4단계에 걸쳐 선발을 진행합니다. 선발된 이후에는 파견 전 한 달 동안 job-OFF 기간을 갖고 어학 학습을 지원하여, 현지 생활에 안정적으로 적응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지역전문가 제도를 담당하고 있는 최윤정 대리 역시 지난해 이 제도를 통해 해외 파견을 갔다 온 경험이 있다고 하는데요. 현장에서 직접 겪었던 실무 경험을 살려 지역 전문가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만큼 더 효과적인 방향으로 제도의 개선이 이루어지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지역전문가 제도를 통해 파견을 갔다 온 한화인들은 이를 일회적인 경험으로 소비하는 것이 아닌 향후 업무 방향을 설계하는 지표로 삼기도 한다는데요. 지역전문가 출신인 분들이 귀임 후 파견 경험을 살려 글로벌/디지털화된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사례도 매우 많죠.
다른 언어, 다른 문화, 다른 금융 생활
그렇다면 지역전문가로 선발된 한화인들은 파견국에서 어떠한 것들을 경험하게 될까요? 오늘의 주인공, 한화생명 신상협 대리를 통해 지역전문가 제도에 대한 생생한 후기를 전해 들었습니다.
“저는 2015년 7월에 한화생명 계리직군으로 입사해 처음 한화와 인연을 맺게 되었습니다. 지역전문가로 파견된 것은 2018년 7월이었는데요. 회사에서 지역 전문가를 선발한다는 공고문을 보게 되었는데, 마침 해외법인 소재국으로 지정된 3국(베트남, 중국, 인도네시아) 중에서 베트남의 신사업 쪽에 관심이 있던 터라 정말 좋은 기회가 될 수 있겠다 싶었죠. 비록 베트남어는 한마디도 하지 못했지만, 해외에서 학업을 했던 경험이 있어서 용기를 갖고 도전할 수 있었어요.”
본인의 과거 경험을 살려 용기 있게 지역전문가 제도에 지원했다는 신상협 대리, 하지만 생각과는 다른 부분도 분명 있었을 텐데요. 그의 현지 생활 적응기를 좀 더 들어봐야겠습니다.
“다행히 제가 파견을 나갔던 베트남 호치민시는 베트남 경제의 중심이자 외국인을 위한 생활권이 잘 갖추어진 곳이라 크게 힘들었던 부분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다만, 외국인으로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생각보다 어려웠는데요. 한국처럼 지하철이 잘 갖춰지지 않아서 대부분 버스로 이동을 해야 하는 데 그마저도 목적지가 명확하지 않아 현지어를 잘 구사하지 못하면 이용하기 어려웠죠. 그런데, 다행히도 국내에서는 생소한 차량 공유나 차량 호출 앱이 훨씬 더 활성화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모빌리티 서비스가 디지털화된 덕분에 머무는 내내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었어요.”
신상협 대리가 베트남에 머물던 당시, K-드라마와 박항서 감독의 효과로 한국인에 대한 관심과 호감도가 매우 높아져 있었습니다. 이 덕분에 그 역시 현지인들과 더 쉽게 가까워질 수 있었고, 더 다양한 경험도 쌓을 수 있었죠. 실제로 베트남에 있는 동안 신상협 대리는 박항서 감독님을 직접 만나볼 기회도 얻었다고 하는데요. 베트남의 국민영웅이 된 감독님을 통해 아는 사람 하나 없는 타국에서도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던 당시의 경험이 아직도 인상 깊게 남아있다고 합니다.
우물 안을 뛰어나와 마주한 ‘찐’ 로컬
신상협 대리가 베트남에 조금씩 적응해가고 있을 무렵, 그에게는 새로운 미션이 생겼습니다. 3개월간 현지어 학습, 현지 문화 익히기 등의 적응 기간을 마치고 본격적인 프로젝트 수행에 돌입한 것인데요. 이 과정에서 지역전문가들은 해외법인 인턴십을 통해 국내와는 다른 해외법인의 법률이나 제도 등을 이해하고 운영/프로세스 개선안을 수립하게 된다고 합니다.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위해 현지법인에 출근해서 주재원들의 실무를 지원하면서 국내와는 다른 비즈니스 환경을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사실 처음에는 복잡한 한국 보험 시장에 비해 보험업 규제가 비교적 단순할 것이라고 막연한 편견이 있었는데요. 막상 실무를 들여다보니 크게 3가지의 기준(위험률, 금리, 사업비)으로 보험료를 산출하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베트남은 10여 가지가 넘는 복잡하고 정교한 변수가 작용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죠. 또, 소득 수준은 낮은 국가이지만 경제 발전 속도가 매우 빠른 만큼 변화하는 금융 환경에 발맞추어 디지털 혁신이 일어나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띄었습니다.”
현지 법인에 출근해 인턴십 과정을 거치면서 신상협 대리는 베트남 문화를 좀 더 깊이 있게 이해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합니다. 잘 갖춰진 도심이 아닌 ‘진짜’ 베트남 국민들의 모습을 보고 싶었던 것이죠. 그는 다시 한번 배낭을 꾸리고 호치민을 떠나 15박 16일의 긴 여정에 나섭니다. 그가 도착한 곳은 해발 1650m에 위치한 베트남 소수민족의 도시 ‘사파’. 현지 생활을 제대로 느껴보고 싶은 마음에 떠났던 여정 속에서 그는 뜻밖에 디지털 격차를 경험했습니다. 그것도 예상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말이죠.
“사파에서는 좀 더 베트남의 로컬 모습을 만날 수 있었어요. 사파에 머물면서 가이드 역할을 해주는 현지인의 집에 투숙했는데요. 그곳에서 베트남 가정의 실제 모습을 여실히 볼 수 있었죠. 사실 베트남은 아직 일부 도시를 제외하고는 경제 수준이 높은 편이 아니기 때문에 한국보다는 생활 환경이 좋지 못한 곳이 많아요. 그런데 정말 신기한 것은 카드나 은행의 개념조차 잘 모를 정도로 금융업이 발달하지 않은 곳에서도 디지털로 현금을 주고받는 인프라가 구축되어 있다는 것이었어요. 한국보다 금융 생활의 디지털화가 늦었던 만큼, 신용카드와 같은 결제 시스템을 생략하고 스마트폰을 통한 결제가 활발하게 이루어진 것이죠.”
현재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보험사는 한화생명이 유일합니다. 이 때문에 신상협 대리는 현지법인에서 근무하는 동안 한 기업이 아닌 국가를 대표한다는 느낌도 받았다고 해요. 그가 다양한 경험을 통해 베트남을 알아갔듯이, 베트남 국민들 역시 한화생명을 통해 한국을 알아갈 것이라는 생각에 더 긍지를 갖고 업무에 임하게 된 것이죠.
“현지에 있는 동안 한화생명 베트남 법인 직원들과 CSR 활동을 하며 한국에서도 해보지 못한 값진 일에 동참할 수 있었습니다. 어떤 날에는 아시아 최대의 강인 메콩강을 건너며 자연에 대한 경외감을 느끼기도 했죠. 만약 제가 한국에만 있었다면 자칫 국내에서의 경험이나 정형화된 업무수행 방식만이 옳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지역전문가 제도를 지금 한화그룹에 근무하는 한화인, 또 앞으로 만나게 될 예비 한화인 여러분 모두에게 추천하고 싶은데요. 해외 파견의 경험이 여러분의 삶에서 앞으로 어떤 이정표가 되어줄지는 확신할 수 없겠지만, 지금 가는 길을 더 넓은 시야로 바라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점은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신상협 대리는 지역전문가로서 해외 파견을 갔다 온 경험을 살려 지난 5월부터 글로벌네트워크본부 중국팀에 발령받아 해외 신규사업 업무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비록 해외 파견은 끝이 났지만, 새로운 경험과 함께하는 그의 도전은 이제 시작일 텐데요. 지역전문가 제도를 통해 금융 시장을 바라보는 눈이 완전히 달라졌다는 신상협 대리. 앞으로 더 넓어진 시야를 무기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그의 미래를 응원합니다!